Papa's Life/Dairy

행복이란

높은산동그라미 2014. 10. 13. 02:20


행복이란

2014/10/13(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질문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이라고 답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 '행복'이란 무엇인가?

보통은 이러 이러한 일들이 생긴다면 행복할 것인 데라고 생각한다.
좋은 집이 있었으면,
좋은 차가 있었으면,
좋은 짝이 있었으면,
좋은 회사를 다녔으면,
멋진 여행을 해봤으면,
맛난 음식을 먹엇으면.......

이렇게  행복한 일들은 이미 어떤 조건이 걸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조건들 앞에는 또 다른 조건이 걸려있다.
대부분은 그 선행 조건은 돈이 된다.
그 돈의 조건을 위한 또 다른 선선행 조건이 걸려 있다.
돈을 잘 벌기 위한 능력, 노력, 기회 등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결국 우리 말하는 행복이란 것은 한 참 이전의 input에 대한 output이다.
삶의 결과로 주어지는 보상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빠른 시기에 이 결과에 도달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죽는 날까지 이 결과에 도달하지 못 할 수 도 있는 것이다.

왜? 행복을 추구하면서 이렇게 어려운 행복의 조건을 달아났을까?
도대체 언제 행복을 맛볼려고......

어린 자식들에게 행복한 삶을 살려면 지금은 힘들어도, 하기 싫어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인내하며 열심히 일하는 가장이 되어야 한다고...

왜? 조건이 유지되지 않으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행복을 꿈꿀까?
언제나 행복의 뒤에 자리한 불행을 두려워 하면서....


그렇다면 얻기도 쉬우며, 사라질 두려움도 없는 행복은 무엇이고,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이 행복은 완전히 새로운 별개의 발명품인가?
아니다. 
단지, 우리가 생각을 바꾸고, 바라보는 것을 달리 보면 되는 것이다.

농부가 겨울에 준비하고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에 가꾸고, 가을에 수확하는 이 질서를 무시하고, 
겨울에 놀고, 봄에 놀고, 여름에 놀고,가을에도 놀자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행복이 가을의 수확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순간에 있다는 것을 깨닫자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 휩쓸려 일의 결과 측에만 목메고 바라보지 말고, 
주체적 시선으로 일의 원인 측을 바라보자는 말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가보자는 것이다.
결과에 눈을 빼앗기고, 결과만 쫓다가는 결국 삶 전체를 망가트리지 말고,
삶의 매 순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다 가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삶의 매 순간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은 무엇인가?
그것은 보상의 충족으로서 조건의 달성을
매 순간의 완전성을 추구하는 것에 두는 것이다.

본능의 보상을 위한 쾌락의 조건 달성,
욕망의 보상을 위한 소유의 조건 달성, 
열정의 보상을 위한 즐거움의 조건 달성,
이상의 보상을 위한 꿈의 조건 달성,

매 순간의 완전성이란 무엇인가?

음식을 앞에 두곤 나의 포만감을 위해 허겁지겁 먹기 바쁘지 말고,
그 음식 자체의 결에서 나오는 맛에 반응할 줄 하는 만남.
아름답고 좋은 것을 보고 내 것으로 만들고자 소유하려는 욕망에 잡히지 말고,
그 대상의 아름다움에 반응하는 떨림을 느낄 줄 아는 만남.
나의 열정에 대한 타인의 평가에 즐거워하지 말고
그 일 자체의 결에 나의 열정이 반응하는 그 순간의 만남.
나의 꿈이 이루어지길 갈망하며 이상을 추구하지 말고
신과, 진리와, 사랑에 따라 이상을 품는 그 순간의 만남.

비린내가 두려워 회의 맛을 알지 못하고,
사라질 꽃 향기가 두려워 꽃을 꺽어야만 하고,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거짓 열정을 보이고,
길을 잃을까 두려워 새 길을 가지 못하고,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하지 못하는 불행을 벗어나려면,

지금 이 순간, 내가 있는 자리에서 완전성을 추구하여야 한다.

푸르디 푸르고, 높디 높은 가을 하늘과
모든 대지에 고루 내리 쬐는 가을 햇살과
들리는 바람소리, 춤추는 나뭇잎 소리에
떨림을 느끼고,
시 한 구절, 사랑 한 생각, 술 한잔 나눔으로 반응했다면
자연과 그 순간 완전한 만남이 있었고,
그 만남이 완전성이며 행복이다.

이렇게 말 하면 말도 안된다고,.. 그게 쉬운 거냐고....그렇게 하면 삶이 망가진다고....
맞다.
말은 쉬운데, 하기 어렵다. 연습하고, 훈련해야 된다.
그러나. 한 번 깨면, 닿기도 쉽다고..깨기 어려워서 못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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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와 숙제로 동시 한 편을 썼다.
후딱 숙제를 끝내고 보상으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아이와 무려 두 시간 동안 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초등학교 1학년짜리와 쉬지 않고 시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침내 처음으로 시 한 편을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어느 순간 빨리 끝내고 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시 한편이 아니라 숙제 하나를 끝내려 했을 것이고
아이 또한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아이는 행복을 잘 못 배우게 되었을 것이다.

아이의 반응을 보고, 아이 속에 있는 느낌을 시의 형식으로 끌어내기 위해 
나도 내 속에 모든 것을 끌어내려 하는 순간의 만남 그 자체가 완전성이라는....

그렇게 우리 둘은 만났고,
아이는 또 그렇게 시를 만났다.
 
봄에 씨앗을 뿌릴 때 온전한 씨앗을 준비하고, 때와 조건을 맞춰 제대로 된 파종을 했다면 
그 순간 농부는 완전해 지는 것.
그리고 농부는 여름의 가꿈에도, 가을 수확에도 완전하여 행복한것...
수확만을 생각하지 않아도 농부는 매 순간 완전하여 행복하고,,
수확의 완전함에서 얻을 행복의 확률은 높아진다.

이 가을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포기하고, 죽음이 두려워 진정한 삶을 버리는 사람이 되지않기를,
벼랑끝에 훨훨 나는 자유가 있음을 아는 사람이 되길하는 바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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