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방법-김동렬
그러나 이런 류의 지당한 말씀은 그다지 도움이 안 됩니다.
다 맞는 말씀이긴 하지만요.
무엇보다 글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게 중요합니다.
유시민이 예로 든
박경리의 토지는 장편인데, 장편은 원래 타고난 글쟁이들이 쓰는 겁니다.
타고난 글쟁이라면 몰라도 보통사람에겐 버거운 거죠.
어휘야 많을수록 좋지만
진짜 글은 많은 어휘가 필요없습니다.
현대문학은 장편보다 단편을 쳐주는 거고,
아는 사람은 미사여구로 수식된 미문보다 핵심을 찌른 건조한 글을 쳐줍니다.
화려하게 그린 그림은 이발소 그림이고,
화려하게 부른 노래는 뽕짝이고
미사여구로 장식된 화려한 글은 이발소 글입니다.
진짜 글은 심플해야 합니다.
잘난척 하는, 딱 봐도 글쟁이 글은 곤란하고
평소 쓰는 어투로 된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어야 진짜입니다.
글을 잘 쓰려면 무엇보다 글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스스로 결론을 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패턴을 읽어서 '정답은 이런거다' 하는 공식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주어와 동사, 전제와 진술, 전건과 후건이 지속적인 대칭을 이루며
핑퐁게임을 벌여가는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서로 다른 두 사건에서 공통되는 패턴을 알아채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어떤 대립되는 둘 사이에서 중립적인 지점을 포착하는 것입니다.
축구를 한다면 두 팀의 대결구도 안에서
중립은 첫째 심판이고, 둘째 관객이고, 셋째 주최측입니다.
논쟁을 하든 뭐를 하든,
아군으로 적을 치는게 아니고 중립지대를 하나씩 점유해가는 겁니다.
* 난 김희선보다 이효리가 좋아. 이효리가 더 몸매가 좋으니까.
* 근데 너 이효리하고 동창이냐?
여기서 핵심은 고수는 절대 김희선과 이효리의 몸매나,
혹은 의제가 된 부분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거죠.
글쟁이는 의제를 안 건드립니다.
예컨대 박근혜를 까려면 박근혜 이름 석자도 언급 안 합니다.
대신 심판을 까고 조중동을 까죠.
정종철에 대해서 말한다면 정종철 외모는 절대 언급 안 합니다.
자본주의 비판할 때는 자본주의, 착취, 억압이라는 단어를 언급 안 합니다. 그게 고수.
결론적으로 글을 잘 쓰려면 기본적인 공식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 다음은 수학문제 풀듯이 대입해서 풀어내는 겁니다.
그것은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중립지대를 점유해 나가는 것입니다.
글쟁이는 자기 생각을 말하면 곤란합니다.
과학법칙을 말해야죠.
'나의 생각은 이래.' '난 이렇게 생각하거든.'
이런거 최악입니다.
왜 자기생각을 말하죠? 누가 물어봤냐고요?
인류의 대표자 입장에서 인류의 생각, 진리의 생각을 말해야 합니다.
나의 생각은 주관이고 진리의 생각은 객관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생각은 나의 편이고 진리의 생각은 중립지대이기 때문입니다.
아전인수를 배제하고 너와 나에게 공통되는
필연의 구조를 드러내야 합니다.
구조론은 2에서 1을 얻는 것입니다.
2와 1사이에 있는 것은 절차인데 절차는 중립지대입니다.
일어난 결과가 아니라 의사결정과정을 공격한다는 거죠.
이것도 논하려면 책이 한 권인데.
http://gujoron.com/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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